보험계약대출 DSR 제외, 법이 아니라 세칙 별표 한 줄


보험계약대출 DSR 제외 근거 — 감독규정 위임과 시행세칙 별표 목록 구조

2026년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동안 보험계약대출이 2조 4,647억원 늘었습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박성훈 의원(국민의힘, 국회 정무위)이 받아 9월 7일 공개한 수치입니다. 은행 창구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좁아진 시기와 겹쳐, 언론은 이 증가를 풍선효과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금융위원회가 낸 「2026년 8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에서는 방향이 바뀝니다. 전 금융권 증가폭이 2조 6,000억원으로 꺾였고, 보험권 가계대출도 3,000억원 줄었습니다.

숫자를 나열한 기사는 많은데, 이 대출이 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심사를 거치지 않는지 조문으로 짚은 글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 글은 그 조문이 어디에 있는지, “DSR에서 빠진다”가 어디까지 맞는 말인지, 심사를 안 받는 대가가 무엇인지를 확인합니다.

보험권 가계대출 증가분의 92.6%가 보험계약대출이었습니다

5~7월 보험업권 가계대출 전체 증가분은 2조 6,624억원이고, 그중 보험계약대출이 2조 4,647억원입니다. 두 계열은 같은 자료에서 따로 보도됐는데, 나눠 보면 92.6%가 나옵니다(제 계산입니다). 월별로는 5월 85.6%, 6월 95.4%, 7월 97.1%로 비중이 갈수록 커졌습니다. 보험사의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게 아니라, 보험계약대출 하나가 증가분을 거의 다 채운 셈입니다.

이 시기 은행을 조이고 있던 것은 2026년 4월 1일 발표된 「’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연간 증가율 1.5% 목표였습니다(이 목표가 무엇을 묶는지는 가계대출 총량규제 해설 글 참고). 8월 13일 대책이 그 목표를 3%로 풀었고, 바로 그 달에 보험권 가계대출이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방향은 풍선효과 가설과 맞지만 한 달치라 인과의 증거로 삼기는 이릅니다.

두 계열을 월별로 나란히 놓고 8월의 반전까지 붙이면 한 장이 됩니다.

보험업권 가계대출 증가액과 보험계약대출(2026년 5~8월, 억원)가계대출 증가액보험계약대출5월8,8137,541전체계약대출6월10,63910,145전체계약대출7월7,1726,961전체계약대출8월*−3,000전체미공개※ 8월 보험계약대출 단독 수치 미공개5~7월: 금감원(2026-09-07, 박성훈 의원실)8월: 금융위원회 가계대출 동향(잠정), 2026-09-09

늘다가 꺾인 모양은 분명한데, 꺾인 달의 보험계약대출 값이 비어 있다는 것이 이 차트의 한계입니다. 잔액으로 보면 2026년 6월말 보험계약대출은 72조 8,000억원으로, 보험사 가계대출 136조 1,000억원의 53.5%입니다(금융감독원 8월 28일 발표, 비중은 제 계산). 보험사 가계대출의 절반 넘는 덩어리가 DSR 심사 밖에 있는 구조입니다.

제외 근거는 금감원 시행세칙 별표에 나열된 목록입니다

보험계약대출을 DSR 밖에 두는 근거는 국회가 만든 법률도, 대통령령도 아니고 금융감독원 시행세칙의 별표 한 줄입니다. 구조는 두 단계입니다. 금융위원회 고시인 보험업감독규정이 “금융감독원장이 인정한 대출”을 제외할 수 있다고 위임하고, 금감원의 시행세칙이 그 목록을 나열합니다. 먼저 위임하는 쪽, 보험업감독규정 〈별표 21〉 제4호 마목(2026년 5월 6일 시행) 원문입니다.

마.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대출을 신규 취급하는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적용을 제외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 대출을 신규 취급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출을 위한 기존 부채에 포함한다.

[(1)~(4) 생략]

(5) 그 밖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을 제외할 수 있는 예외적 사유로 금융감독원장이 인정한 대출을 신규 취급할 경우

이 (5)호를 받아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 21〉 제12호 나목(2026년 9월 10일 시행)이 목록을 둡니다.

나. 감독규정 <별표21> 제4호마목(5)에서 “그 밖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을 제외할 수 있는 예외적 사유로 금융감독원장이 인정한 대출”이라 함은 다음과 같다.<개정 2022.9.1.>

(1) 삭 제<2022.8.26.>

(2) 서민금융상품(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사잇돌대출, 징검다리론, 대학생ㆍ청년 햇살론 등)

(3) 대출금액 3백만원 이하 소액대출

(4) 전세자금대출(전세보증금담보대출은 제외)

(5) 주택연금(역모기지론)

(6) 정책적 목적에 따라 정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과 이차보전 등 협약을 체결하여 취급하는 대출

(7) 자연재해 지역에 대한 지원 등 정부정책 등에 따라 긴급하게 취급하는 대출

(8) 보험계약대출

(9) 상용차 금융

(10) 예ㆍ적금담보대출

(11) 할부ㆍ리스 및 단기카드대출

(8)번이 보험계약대출입니다. (1)호가 삭제돼 실제로 살아 있는 항목은 열 개입니다. 은행 쪽도 같습니다. 은행업감독규정 〈별표 6〉의 같은 자리에 같은 문장이 있고,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 18〉 제12호 나목에 같은 목록이 있습니다. 다만 문턱 자체는 업권마다 다릅니다. 감독규정 별표의 앞자리에서 은행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보험회사는 5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가계대출을 취급하라고 정합니다. 그런데 이 40%와 50%는 DSR을 적용하는 대출에 걸리는 한도이고, 보험계약대출은 그 적용 자체에서 빠지는 쪽이라 층이 다릅니다. 감독규정의 위임 한 문장과 세칙 별표의 목록 한 줄, 이 둘이 보험계약대출을 DSR 밖에 두는 근거의 전부입니다.

목록을 가르면 논리가 둘로 나뉩니다

현행 규정에는 왜 빼는지 설명하는 문장이 없고 목록만 있습니다. 이유가 적힌 당국 문서는 2018년 9월 보험권에 DSR을 도입할 때 금융위가 낸 보도참고자료입니다. 거기서 보험계약대출은 유가증권담보대출과 함께 “담보가치가 확실한 상품”으로 묶였습니다. 이 기준으로 열 개 항목을 갈라 보면 두 갈래가 드러납니다.

  • 담보가치가 확실해 회수 위험이 낮은 것 — 보험계약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빌리는 사람의 소득이 아니라 이미 쌓여 있는 돈이 갚을 재원이라, 상환능력을 안 봐도 된다고 판단한 대출입니다.
  • 정책적으로 막으면 안 되는 자금 — 서민금융상품, 300만원 이하 소액대출, 전세자금대출, 주택연금, 이차보전 협약대출, 재해 긴급대출. 상환능력을 따지는 순간 제도의 목적이 무너지는, 상환능력을 보면 안 되는 대출입니다.

상환능력을 안 봐도 되는 대출과 보면 안 되는 대출, 성격이 다른 두 묶음이 한 목록에 들어 있다는 점이 이 별표의 특징입니다. 보험계약대출은 앞쪽에 속합니다. 나머지 둘(상용차 금융, 그리고 할부·리스 및 단기카드대출)은 어느 갈래에도 깔끔히 들어가지 않습니다.

원금은 빠지고 이자는 부채로 잡힙니다

보험계약대출이 DSR에서 통째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규정은 두 상황을 나눠 놓았습니다. 하나는 보험계약대출을 새로 받을 때 DSR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뒤 다른 대출을 받을 때 이미 있는 보험계약대출을 빚으로 잡느냐입니다. 위 마목의 “다만” 이하 단서가 바로 뒤쪽을 정한 조항으로, 제외 대상이 아닌 대출을 받을 땐 기존 부채에 포함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럼 얼마나 포함되느냐는 시행세칙 별표의 부채산정방식 표(2024년 3월 7일 개정)가 정합니다. 이 표는 전세자금대출·예적금담보대출·보험계약대출 세 종류를 한 칸에 묶어 원금을 불포함으로 두고, 이자는 표 전체에 공통으로 실제부담액을 적용합니다. 전세자금대출의 이자만 DSR에 넣는 것으로 알려진 그 방식과 같은 칸입니다. 원금을 정반대로 세는 대출도 있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은 쓰지 않은 한도까지 원금으로 잡히는데, 보험계약대출은 실제로 빌린 원금이 빠집니다. 무엇을 원금으로 셀지가 한도를 가릅니다.

보험계약대출은 새로 받을 때 심사가 없지만, 나중에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원금만 빠지고 이자는 실제 부담액만큼 부채로 들어갑니다. 2018년 도입 당시 금융위 자료는 다른 대출의 DSR 산정에서도 부채에서 제외한다고 적었는데, 2024년에 개정된 현행 표는 이자를 잡습니다. DSR이 어떻게 계산되고 스트레스 금리가 어디에 얹히는지는 DSR 계산법과 스트레스 DSR 정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사가 없는 대신 안전장치도 없습니다

보험계약대출에 상환능력 심사가 없는 것은, 못 갚으면 보험계약 자체가 갚기 때문입니다. 생명보험 표준약관 제33조(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 15〉, 2026년 9월 10일 시행) 원문입니다.

제33조(보험계약대출) ① 계약자는 이 계약의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회사가 정한 방법에 따라 대출(이하 ‘보험계약대출’이라 합니다)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순수보장성보험 등 보험상품의 종류에 따라 보험계약대출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② 계약자는 제1항에 따른 보험계약대출금과 보험계약대출이자를 언제든지 상환할 수 있으며 상환하지 않은 때에는 회사는 보험금, 해약환급금 등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에 지급금에서 보험계약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차감할 수 있습니다.

③ 회사는 제26조(보험료의 납입이 연체되는 경우 납입최고(독촉)와 계약의 해지)에 따라 계약이 해지되는 때에는 즉시 해약환급금에서 보험계약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차감합니다.

④ 회사는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계약대출 사실을 통지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를 짚어 둡니다. 약관은 한도를 비율로 정하지 않습니다. 해약환급금 범위 안에서 회사가 정한 방법까지만 있고, 흔히 인용되는 95%나 80% 같은 숫자는 개별 보험사의 상품 기준입니다. 그리고 ③항은 보험료를 안 내서 계약이 해지될 때 대출 원리금을 차감한다는 규정이지, 대출 때문에 계약이 끊기는 경우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 경우는 금융감독원이 2025년 4월 1일 민원사례로 안내했습니다. 이자를 내지 않으면 연체이자는 붙지 않지만 미납이자가 대출원금에 합산되고, 그 합산액에 다시 대출이율이 붙습니다. 그렇게 불어난 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넘으면 상계 후 보험계약이 조기에 해지될 수 있습니다. 보험금과 연금이 사라지는 경로입니다. 은행 대출은 못 갚으면 연체가 기록되고 추심이 시작되지만, 보험계약대출은 독촉 없이 보장이 조용히 사라집니다.

계약자 입장에서 정리하면 세 장면입니다.

  • 받을 때 — 소득·DSR 심사가 없습니다. 한도와 금리는 회사·상품마다 달라 약관과 상품안내가 기준입니다.
  • 갖고 있을 때 — 이자를 안 내도 독촉은 없지만 원금이 불어납니다. 원리금이 해약환급금에 닿는지가 유일한 기준선입니다.
  • 다른 대출을 받을 때 — 보험계약대출 원금은 DSR에 들어가지 않지만, 이자는 실제 부담액만큼 들어갑니다.

풍선효과인지는 근거와 반증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풍선효과를 주장하는 쪽의 가장 강한 발언은 자료를 공개한 박성훈 의원의 것입니다. 의원은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대출 문턱만 닥치는 대로 높였지만, 빚은 못 잡고 대출 수요만 보험권 등으로 떠미는 풍선효과를 키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은행 총량 1.5% 관리 시기와 급증 시기가 겹친다는 것이 근거이고, 야당 의원의 정책 평가라는 점은 감안해서 읽어야 합니다.

반증은 네 갈래입니다. 첫째, 기사에 실린 금융권 설명은 “은행과 보험권 대출이 같은 기간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럼 왜 늘었는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둘째, 연령 구성입니다. 생명보험 3사와 손해보험 5사 합계 기준으로 2026년 7월말 60대 이상 보험계약대출은 10.2%, 50대는 4.5% 늘었습니다. 반면 20·30·40대는 각각 4.6%·4.7%·1.3% 줄었습니다. 은행에서 막힌 주택자금 수요가 옮겨온 것이라면 30·40대가 늘어야 자연스러운데 반대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50·60대는 은퇴 이후 소득 공백, 생활비·의료비 등 긴급자금 수요가 커 보험계약대출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다만 8개사 통계라 전 보험권으로 확장해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셋째, 투자 수요입니다. 60대 이상 증가의 배경으로 상반기 증시 호황이 지목됐는데, 생활이 어려워서 받는 대출이라는 통념과 방향이 다릅니다. 넷째, 연체율입니다. 금감원의 6월말 자료에서 보험사 전체 대출채권 연체율은 1.08%로 전분기보다 0.26%p 올랐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0.83%로 0.04%p 내렸습니다. 연체율을 밀어올린 것은 1.21%로 0.41%p 뛴 기업대출이라, 전체 연체율을 보험계약대출의 부실로 읽으면 틀립니다.

50·60대만 늘고 20~40대는 줄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은 내렸다는 점은, 은행에서 밀려난 주택 수요가 옮겨왔다는 서사와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반대쪽이 증명된 것도 아닙니다. 총량이 풀린 8월에 보험권이 감소로 돌아선 것은 풍선효과 가설과 방향이 같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둘입니다. 하나는 8월 보험계약대출 단독 수치가 의원실 자료나 금감원 3분기 대출채권 현황으로 나올 때 실제로 줄었는지입니다. 다른 하나는 10월에 발표될 9월 가계대출 동향에서, 은행 창구가 넓어진 뒤에도 보험권 감소가 이어지는지입니다. 그래야 5~7월의 급증이 은행 규제 때문이었다는 해석에 힘이 붙습니다. 판정은 그다음입니다. DSR이 LTV·DTI와 역할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LTV·DTI·DSR 차이 정리에서 이어 볼 수 있습니다.

※ 이 글의 조문은 2026년 9월 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게재된 현행 규정입니다. 제도는 바뀔 수 있으니 실제 대출 전에 해당 보험사 약관과 금융감독원 안내를 확인하세요.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대출·금융상품의 이용을 권하거나 말리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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