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배우자 상속공제 최저한도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곧바로 선을 그었습니다.
기사들은 이 장면을 국세청장과 재정경제부의 충돌로 전했습니다. 그런데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법령 원문을 따라가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배우자공제를 10억원으로 올리자는 안은 이미 세 번 제시됐다가 세 번 다 입법에 이르지 못한 숫자였습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26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배우자 상속공제 제도는 아직 국회 논의 전 단계입니다.
재정경제부의 답변은 8월 3일에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재정경제부의 답변은 새로운 거부가 아니라, 8월 3일에 이미 확정한 올해 세제개편안에는 이 조항이 없다는 사실 확인에 가까웠습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8월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고, 8월 4일부터 20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쳤습니다. 국무회의 상정은 9월 1일, 국회 제출은 9월 3일 이전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임광현 청장은 이날 배우자공제가 “27∼28년에 걸쳐 5억원에 머물러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매체에 따르면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아직 특별하게 추가로 검토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재정경제부라는 부처 이름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기획재정부는 2026년 1월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뉘었고, 세제실은 재정경제부 소속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소관 부처도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로 표기돼 있고, 국세청은 그 외청입니다.
재정경제부가 배우자공제 완화에 선을 그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2월 상속세 논쟁 국면에서 2024년 결정 기준으로 전체 사망자 가운데 상속세 과세 대상은 5.9%라는 자료를 낸 바 있습니다. 앞서 나온 법안 제안이유의 비율은 국세통계상 피상속인 수를 분모로 삼은 것이어서, 이 5.9%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닙니다. 같은 시기에는 상속세 완화가 다주택자의 매도를 미루게 해 주택시장 안정과 충돌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왔습니다.
배우자 상속공제 5억원은 1996년에 정해진 뒤 손대지 않은 두 항목 중 하나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9조는 두 층으로 돼 있습니다. 제1항은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법정상속분 기준 계산식에 따른 한도와 30억원 중 작은 금액 안에서 공제합니다. 제4항은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없거나 5억원 미만이면 5억원을 공제한다고 정합니다. “무조건 5억~30억원을 빼준다”는 요약은 이 두 조건을 생략한 단순화입니다.
이 구조는 1996년 12월 법률 제5193호 전부개정으로 확정돼 1997년 1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일괄공제(제21조)도 1998년 말 개정으로 5억원에 통일된 뒤 그대로입니다. 반면 2016년 12월 개정 때는 자녀공제가 3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연로자공제도 같은 폭으로 올랐습니다. 손대지 않은 것은 배우자공제 최저한도와 일괄공제, 이 두 항목뿐입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2020년=100)로 환산하면 1997년 연평균 지수 대비 2026년 7월 지수는 약 2.1배입니다. 이 배율을 적용하면 1997년 5억원의 구매력은 지금 가치로 약 10.5억원입니다. 임광현 청장과 이재명 대통령이 공통으로 말하는 “10억원”이 임의의 숫자가 아니라 물가 복원 수준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임광현 청장이 지금 하는 말은 2024년 발의안의 연장선입니다
임광현 의원(현 국세청장)은 2024년 8월 22일 다른 의원 12명과 함께 배우자공제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8억원으로 올리는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안(의안번호 2203099)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제안이유에는 국세통계를 근거로 한 수치도 담겨 있습니다. 서울 피상속인 수 대비 과세대상자 비중이 2010년 2.9%에서 2023년 15.0%로 늘었고, 전국 기준으로는 1.4%에서 6.82%로 늘었다는 내용입니다. 미국·프랑스처럼 배우자 간 상속을 재산 분할로 보아 한도 없이 전액 공제하는 나라도 있다는 비교도 함께 실렸습니다.
이 법안은 2025년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돼 그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부의됐지만 표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시기 정부가 별도로 낸 상속세 개편안(의안번호 2203525)은 본회의에서 부결됐지만, 임광현 의원안은 표결 자체가 없었던 계류 상태로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국세청은 세법을 만드는 부처가 아니라 집행기관입니다. 소관 부처는 재정경제부이고, 국세청은 그 세법에 따라 세금을 걷습니다. 8월 25일 발언도 국세청장이 먼저 안건을 꺼낸 것이 아니라 여야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었습니다. 아시아경제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했고 이광재 예결위원장도 관련 발언을 보탰다고 전했습니다.
정부가 국회에 낸 법안에는 이미 배우자공제 10억원이 들어 있습니다
정부는 2025년 5월 28일 상속세 과세 방식을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바꾸는 개정안(의안번호 2210618)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재정경제부가 추가 검토가 없다고 답한 배우자공제 10억원은, 이 법안에 이미 들어 있는 숫자입니다. 보도 기준으로 이 법안에는 배우자가 받은 상속재산이 10억원 이하면 법정상속분을 넘어도 전액 공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법안은 2025년 11월 조세소위에 세 차례 상정됐지만 처리되지 못했고, 지금도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다만 법안을 제출한 2025년 5월 당시 소관 부처는 재정경제부가 아니라 기획재정부였고, 재정경제부는 2026년 1월에야 기획재정부에서 분리 신설됐습니다. 그 사이 정권도 바뀌었으므로, 지금의 재정경제부와 당시 법안을 낸 정부를 같은 주체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2025년 9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일괄공제 8억원과 배우자공제 10억원, 합쳐서 18억원까지 공제 한도를 올리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구상 역시 202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세수 감소 추산치를 비롯해 자녀공제 관련 소문의 출처는 이미 정리해 둔 글이 있습니다. ‘자녀공제 5억’ 상속세 소문의 진짜 출처에서 유산취득세 전환안과 관련 숫자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상속받을 때는 무엇이 달라지나
지금 기준으로 배우자가 있는 통상적인 상속에서는 일괄공제(기초공제 2억원과 그 밖의 인적공제를 합한 금액과 5억원 중 큰 금액)와 배우자공제 최저 5억원을 더해 사실상 면세점이 10억원이 됩니다. 배우자가 없는 상속이라면 이 최저 5억원 공제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만약 임광현 의원안대로 배우자공제가 10억원, 일괄공제가 8억원으로 오른다면 이 면세점은 18억원까지 올라갑니다. 앞서 계산한 2.1배 물가 배율을 지금의 면세점 10억원에 그대로 적용하면 약 21억원이 나오는데, 대통령이 제시한 18억원은 그 86% 수준입니다. 다만 배우자공제는 생존 배우자가 실제로 있을 때만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배우자가 이미 사망한 뒤 자녀에게 넘어가는 이른바 2차 상속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한도를 올려도 그 효과는 1차 상속에 한정됩니다.
개별 상속 사례의 세액 계산은 재산 구성과 상속인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국세청 홈택스나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
지금 확정된 사실은 제도가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배우자공제 최저한도 5억원은 그대로이고, 재정경제부가 이미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도 상향 조항은 없습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은 국세청장 발언의 지위입니다. 이 발언은 정부의 공식 검토 결과가 아니라 국회 질의에 대한 개인 답변이었고, 소관 부처인 재정경제부는 이를 뒤따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볼 지점은 시점입니다. 9월 초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정기국회 심사가 시작되면, 지금 계류 중인 임광현 의원안(2203099)과 정부의 유산취득세 전환안(2210618)이 그 과정에서 함께 다뤄지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상품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개별 세금 문제는 국세청 홈택스 또는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한국경제 – 5억원 한도 배우자 상속공제 올려야
- 한국경제 – 5억인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 높여야
- 파이낸셜뉴스 – 국세청 “배우자 공제 10억” vs 재경부 “검토 안해”
- 아시아경제
- 중앙이코노미뉴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 의안 2203099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 의안 2210618
- 이투데이 – 李대통령 “상속세 공제한도 18억 상향 지시”
- 경향신문 – 기획재정부 분리
- 경향신문 – 상속세 완화와 다주택자 반론
- 일간NTN – 상속세 과세 대상 5.9%
- 재정경제부 – 유산취득세 도입 입법예고
- 법무법인 세종 – 2026년 세제개편안 II: 자산과세
- 한국세정신문 – 상속세 배우자공제 한도 27년째 제자리
- 택스넷 – 2016년 시행 상증세법령 개정 해설
-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20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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