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공제 5억’ 상속세 소문의 진짜 출처


상속세 자녀공제 5억원 소문과 2026년 세제개편안 비교

상속세 자녀공제가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 오른다는 이야기가 검색 결과 상위에 꽤 오래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6년 8월 3일 재정경제부가 실제로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이 내용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근거 없는 숫자도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5억원”이라는 숫자가 실제로 어느 법안에서 나왔는지, 지금 확정된 것은 무엇이고 아직 소문에 머물러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하나씩 정리합니다.

2026년 개편안의 상속·증여세 항목에 자녀공제는 없습니다

2026년 8월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개편안의 상속·증여세 관련 항목은 가업상속공제 개편, 제3자 사업승계 지원, 주가 누르기 방지, 가상자산 조사 확대가 중심이고, 자녀공제·배우자공제·일괄공제는 목록에 아예 없습니다.

가업상속공제는 경영기간 요건이 1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나는 등 조건이 대폭 강화되는 대신 공제 한도는 최대 1,000억원으로 커집니다. 구체적인 수치와 시행일은 2026년 세제개편안 총정리에서 이미 다뤘으므로 이 글에서는 반복하지 않습니다.

주가 누르기 방지 방안도 상속·증여를 앞둔 사람에게는 눈여겨볼 항목입니다. 현행은 상장주식을 평가기준일 전후 2개월(총 4개월) 종가 평균으로 평가하는데, 개정안은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평가기간을 최대 6년 6개월(13반기)까지 늘립니다. 요건은 최근 13반기 중 12반기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시행 시기는 2027년 4월 1일입니다.

2026년 8월 16일 기준, 이 개편안은 8월 20일까지 입법예고 중이며, 국무회의(9월 1일)를 거쳐 9월 3일 이전에 국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아직 국회에는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검색 결과 상위에 뜨는 글들은 이 네 가지보다 “자녀공제 5억원”을 훨씬 크게 다룹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2026년 개편안 발표 자료 어디에도 없습니다.

“5억원”이 등장하는 법안은 사실 네 개입니다

“자녀공제 5억원”이 뜬금없이 지어낸 숫자는 아닙니다. 최근 2년 동안 상속세 개편 논의에는 “5억원” 근처의 숫자가 여러 번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이 숫자들이 전부 다른 법안, 다른 시점, 다른 제도 위에 있다는 점입니다.

트랙 시점 핵심 숫자 현재 상태
2024년 세법개정안 2024년 7월 발표 자녀공제 5천만원→5억원, 최고세율 50%→40% 2024년 12월 국회 본회의 부결
2025년 정부 중재안 2025년 2월 일괄공제 10억원, 자녀공제 4억원 여야 합의 불발
유산취득세 전부개정안 2025년 3월 발표, 입법예고 직계존비속 1인당 5억원, 배우자 10억원, 일괄·기초공제 폐지 국회 계류 중(2025년 12월 처리 연기)
현 정부·여당안 2025년 9월~ 일괄공제 8억원, 배우자공제 10억원(합계 최대 18억원) 2025년 12월 국회 미처리
2026년 세제개편안 2026년 8월 3일 자녀공제·배우자공제·일괄공제 항목 없음 입법예고 중(8월 20일까지), 국회 제출 전

첫 번째 트랙과 세 번째 트랙을 보면 둘 다 “5억원”이라는 숫자를 쓰지만 완전히 다른 제도입니다. 첫 번째는 유산세 체계를 유지한 채 자녀공제만 5억원으로 올리는 안이었고, 세 번째는 아예 과세 방식을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바꾸면서 일괄공제 자체를 없애고 그 자리에 직계존비속 1인당 5억원(형제 등 그 밖의 상속인은 2억원) 공제를 넣는 안입니다. 같은 숫자, 다른 제도입니다.

유산취득세 전부개정안은 2025년 3월 재정경제부가 발표하고 입법예고까지 마쳤지만, 2025년 12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지금도 계류 중입니다. 목표로 잡은 시행 시기는 2028년입니다. 즉 “자녀공제 5억원”은 완전히 죽은 숫자는 아니고, 국회에 살아 있는 법안 안의 숫자이긴 합니다. 다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고, 2026년 세제개편안과는 별개의 트랙입니다.

계산해보면 “10배”라는 비교부터 성립하지 않습니다

검색 상위 글 상당수가 자녀공제가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열 배 오른다는 식으로 씁니다. 그런데 이 비교는 현행 상속세 공제 구조를 한 번만 계산해봐도 무너집니다.

현행 상속세는 기초공제 2억원에 자녀 등 인적공제를 더한 금액과, 일괄공제 5억원 중 큰 금액을 납세자가 선택합니다. 자녀공제가 1인당 5천만원이니, 자녀 수를 n이라 하면 “2억원 + 5천만원×n”이 5억원을 넘으려면 n이 6은 돼야 겨우 같아지고, 7명은 돼야 자녀공제 쪽이 유리해집니다.

자녀가 6명 이상인 가구는 현실에서 드뭅니다. 구조상 자녀만 있는 대부분의 가구는 일괄공제 5억원을 선택하게 되고, “자녀공제 5천만원”이라는 조항은 사실상 쓰이지 않는 채로 법전에만 남아 있습니다.

이 사실을 넣으면 비교 대상 자체가 바뀝니다. 진짜 비교는 “5천만원 대 5억원”이 아니라 “일괄공제 5억원 대 자녀 1인당 5억원”입니다. 계산해 보면 자녀가 1명일 때는 5억원에서 5억원으로 공제액이 그대로입니다. 자녀가 2명이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3명이면 15억원으로 늘어납니다. 유산취득세 전환의 실질 수혜는 자녀가 여러 명인 가구에 집중되고, 외동 자녀 가구는 공제액만 놓고 보면 달라지는 게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미성년자·장애인 등 추가공제가 있으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계산은 절세 조언이 아니라 공제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예시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자녀 수에 따라 달라지는 상속공제액일괄공제 5억원 대 자녀 1인당 5억원 비교자녀 1명5억원자녀가 1명이면 두 금액이 같습니다자녀 2명10억원자녀 3명15억원일괄공제 5억원(현행)자녀 1인당 5억원(유산취득세안·계류중)자료: 재정경제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법률안

자녀 수가 늘어날수록 두 제도의 격차가 함께 벌어지는 구조라는 점이 한눈에 보입니다. 다만 이 계산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법안 위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검색 상위 글은 개편안이 나오기 전에 이미 쓰여 있었습니다

검색 상위 글 중 하나는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보다 7개월 앞선 2026년 1월에 이미 게시돼 있었습니다. 그 개편안을 보고 쓴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그 글은 자녀공제 5억원이 “2026년 1월 1일 이후 상속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쓰면서 근거로는 “정부 세법 개정안”이라고만 적었습니다. 어느 개정안인지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앞선 표의 첫 번째 트랙(2024년안)이나 세 번째 트랙(유산취득세안) 중 하나를 가져와, 아직 통과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법안을 “다음 해에는 시행될 것”이라 앞당겨 단정한 뒤 연도만 갈아 끼운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1월 “올해 달라지는 세금” 검색 수요를 노리는 흔한 패턴과도 겹칩니다.

소문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일부 검색 상위 글은 상속 전 증여재산 합산기간이 “5~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난다”고 씁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2024년 부결안에도, 2026년 개편안에도 없습니다. 오히려 유일하게 실재하는 유산취득세 전부개정안은 상속인·수유자 합산기간을 현행 10년 그대로 유지하고, 제3자에게 한 증여는 상속세 합산 대상에서 아예 빼는 쪽입니다. 즉 “15년”은 다른 법안의 숫자를 잘못 가져온 게 아니라, 실재하는 법안과 방향 자체가 반대인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우리 지갑엔 무슨 뜻인가

자녀공제 5억원 소문 자체는, 지금 상속을 앞둔 대부분의 가구에는 아직 실질적인 의미가 없습니다.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체감이 큰 쪽은 가업 승계를 준비 중인 중소기업 오너입니다. 경영기간 요건이 대폭 늘어나는 대신 공제 한도도 함께 커지는 구조라, 지금 승계를 준비 중이라면 요건 강화와 한도 확대 양쪽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구체적인 요건과 경과조치는 2026년 세제개편안 총정리의 가업상속공제 섹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상자산으로 상속·증여를 준비하는 경우도 체크할 부분이 하나 생겼습니다. 국세청이 상속·증여세를 매길 때 금융재산을 일괄조회하고 질문조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에 가상자산사업자가 추가됩니다(시행 2027년 1월 1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요건 강화가 다룬 트래블룰과는 근거 법령이 다르지만, 국세청이 가상자산 상속·증여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가 하나 더 생긴다는 점에서는 같은 방향입니다.

앞으로 볼 지점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확정된 것은 가업상속공제 개편과 제3자 사업승계 지원, 주가 누르기 방지, 가상자산 조사 대상 확대까지 네 가지이고, 전부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 않은 정부 발표 단계입니다.

자녀공제·배우자공제·일괄공제 확대는 2026년 개편안에 아예 없습니다. 유산취득세 전부개정안(자녀 1인당 5억원, 배우자 10억원)은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통과되지 않았고, 2024년 자녀공제 5억원 개정안은 이미 부결돼 폐기됐습니다.

국회가 이 안건들을 계속 미뤄온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수 감소가 공식적으로 거론되는 사유입니다. 공제 한도를 18억원으로 넓히는 안만으로도 5년간 3조원, 유산취득세 전환까지 더하면 연 2~3조원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다음으로 볼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9월 정기국회에 실제로 제출되는 법안에 이번 개편안 밖의 내용, 즉 자녀공제나 배우자공제 확대가 새로 끼워 넣어지는지입니다. 다른 하나는 12월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지금 계류 중인 유산취득세안과 공제 확대안이 함께 다뤄지는지입니다.

여기서 통과 여부가 갈리면, 그때는 “5억원”이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 이 글은 세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절세 전략을 권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신고와 상담은 세무 전문가와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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