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5월 유예는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개편 — 2만 8,006명이 세 부담 증가 대상

2026년 8월 20일,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안의 입법예고가 끝났습니다. 여기서 ‘비거주’는 세법상 비거주자가 아니라, 국내에 살고 있어도 그 주택 자체에는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제도가 몇 명에게 적용되는지는 정부도 아직 하나의 숫자로 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체마다 ‘409만 가구’와 ’15만 명대’라는 서로 다른 숫자를 내놓았고, 두 수치는 자릿수부터 다릅니다.

저는 이 차이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그리고 이 개편안이 3개월 전 정부 스스로 내준 약속과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조항 단위까지 따라가 봤습니다.

409만과 15만, 두 숫자는 같은 것을 세지 않았습니다

이 논란을 키운 것은 세율이 아니라 숫자였습니다. “비거주 1주택 최소 409만 가구”라는 표현이 여러 매체에 반복되며 세금 폭탄 프레임으로 굳었지만, 원 출처를 따라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409만 5,362호라는 숫자는 파이낸셜뉴스가 2026년 8월 12일 국가데이터처 주택소유통계를 근거로 직접 추정한 값입니다. 소유자가 같은 시·도 안의 다른 시·군·구에 사는 주택 175만 5,662호와, 아예 다른 시·도에 사는 주택 233만 9,700호를 더한 숫자입니다. 기사 원문도 “비거주 1주택자 규모를 직접 집계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 숫자에는 세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 단위가 ‘가구’가 아니라 ‘호'(주택 수)입니다.
  • 다주택자가 여러 채 중 한 채를 다른 지역에 갖고 있는 경우도 그대로 들어갑니다.
  • 종부세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 조건이 전혀 없어, 공시가 1억 원짜리 지방 주택도 포함됩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이 통계에 대해 “이 데이터는 충분히 비거주 1주택자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 평가는 집계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뜻이지, 이 숫자가 곧 종부세 과세 대상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종부세 과세 대상은 따로 있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2025년 종부세 국세통계 원자료로 재계산한 결과, 1세대 1주택 종부세 부과대상은 총 15만 2,654명이었습니다. 이 중 이번 개편으로 세 부담이 늘어나는 사람은 2만 8,006명(18.4%)이고, 나머지 12만 4,648명(81.6%)은 오히려 세금이 줄어듭니다.

다만 이 수치는 2025년에 이미 종부세를 냈던 사람 기준입니다. 기본공제가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아지면서 새로 과세 대상에 들어올 공시가 9억~12억 구간 소유자는 이 통계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즉 2만 8,006명은 실제보다 적게 잡힌 하한선일 가능성이 큽니다.

단계별로 좁혀지는 숫자 — 409만 5,362호에서 2만 8,006명까지단계별로 좁혀지는 숫자409만 5,362호파이낸셜뉴스 추정 · 실제 집계 통계 아님종부세 실제 대상만 추리면15만 2,654명2025년 1세대 1주택 종부세 실제 부과대상개편 후 세 부담 증가분만 추리면2만 8,006명세 부담 증가 18.4% · 신규 진입분 미포함자료: 파이낸셜뉴스(2026-08-12),나라살림연구소 브리핑 509호(2026-08-12)

같은 사안을 다루면서도 “몇 명이 영향받는가”라는 질문에는 실제로 하나의 정답이 없습니다. 어떤 모집단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종석 나라살림연구소 자문위원은 이번 개편의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기본공제 조정에 대해 “과세대상자별 기준을 더욱 세분화함으로써 오히려 종부세 과세체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율을 단순화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예외와 기준이 늘면서 제도 자체가 더 복잡해졌다는 뜻입니다.

5월에 사라던 집이 8월 예외 조항에는 없습니다

이 개편안에서 가장 억울한 사례는 애초에 반발할 자격조차 얻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2026년 5월 12일, 국토교통부는 세입자가 있는 이른바 ‘세 낀 집’을 사는 무주택자에 한해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미뤄주는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최종 기한은 2028년 5월 11일입니다. 2026년 말까지 관할 관청에서 토지거래허가를 받고, 허가 이후 4개월 안에 등기를 마치면 적용되는 조건이었습니다.

매물이 급감하자(서울 아파트 매물이 일주일 새 9.2% 줄었습니다) 내놓은 대책이었고, 2026년 들어 정부가 규제를 만든 뒤 예외를 다시 내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였습니다.

그런데 3개월도 지나지 않은 8월 3일, 재정경제부는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는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때 비거주 예외로 인정하는 사유는 네 가지로 못 박혔습니다.

  • ① 1년 이상 계속 거주하던 주택에서 취학·직장 변경·질병·해외 체류 등으로 이전한 경우
  • ②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거주할 수 없는 경우
  • ③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는 특례주택
  • ④ 등록임대주택 중 건설임대·매입임대

문제는 예외 ①입니다. 이 조항은 “1년 이상 계속 거주하던 주택”에서 옮긴 경우를 전제합니다. 지금 그 집에 살고 있느냐가 아니라, 과거에 1년 이상 살았던 이력이 있느냐를 묻는 조건입니다. 그런데 5월 유예 조치로 세 낀 집을 산 무주택자는 그 집에 단 하루도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②·③·④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사정이 딱한지를 심사받기 이전에, 애초에 심사 대상 명단에 오르지도 못하는 구조입니다.

두 제도의 시간표도 어긋납니다. 국토부의 실거주 유예는 2028년 5월까지 살아 있는데, 종부세는 2027년 1월 납세의무 성립분부터 곧바로 적용됩니다. 유예 기간이 1년 4개월이나 남아 있는데도 세금은 먼저 물게 되는 셈입니다.

헤럴드경제가 2026년 8월 21일 보도한 부동산 커뮤니티의 한 매수자는 이렇게 전했습니다. “정부의 말을 믿고 세입자 만기가 되면 바로 들어 갈 생각으로 현재 전세 계약이 2028년 만기인 집을 매수했다”며 “세 낀 집 사라고 하더니, 당장 내년 종부세를 실거주 1주택자보다 더 많이 내게 생겼다”고 토로했습니다.

반발 사유는 학군이나 해외 파견만이 아닙니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접수된 의견은 집계 시점과 범위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집니다. 어느 법안까지 합산했는지를 밝히지 않고 두 수치를 나란히 놓으면 그 자체로 오류가 됩니다.

기준 시점 건수 집계 범위 출처
8월 8일 18시 2,057건 종부세법 단독 헤럴드경제
8월 9일 10시 3,762건 (종부세 2,251+소득세 1,457) 종부세·소득세법 합계 이데일리
8월 11일 16시 약 6,400건 (종부세 4,300+소득세 2,100) 종부세·소득세법 합계 더퍼블릭
8월 12일 14시 5,300건 이상 종부세법 단독으로 추정 머니투데이
8월 13일 8,100건 세제개편안 전체 민원 파이낸셜뉴스
8월 16일 1만여 건 종합부동산세법 등 개정 입법예고 파이낸셜뉴스

입법예고는 2026년 8월 20일 종료됐습니다. 같은 날짜라도 종부세법만 세면 5,000건대, 소득세법까지 합치면 6,000건대로 갈립니다. 시점이 아니라 무엇을 셌는가가 편차의 진짜 원인입니다.

반발 사유도 해외 파견이나 자녀 학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손주를 돌보러 부모 집 근처로 옮긴 조부모, 같은 시·군 안에서 부득이하게 이사한 경우, 리모델링 기간 임시 거주, 부부 공동명의 가구의 공제 방식까지 다양한 사정이 섞여 있습니다.

특히 같은 시·군 안에서 옮긴 경우는 현행 예외 조항이 “다른 시·군으로 주거를 옮길 경우”를 전제하고 있어 아예 예외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최대 3년으로 정해진 인정 기간도, 통상 3~5년씩 이어지는 해외 주재원 파견 기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대편에서 나오는 논거도 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가 세 부담을 피하는 방법은 본인이 들어가 사는 것, 아니면 보증금이나 월세로 전가하는 것 두 가지뿐입니다. 후자를 택하면 세입자에게 부담이 넘어가고, 전자를 택하면 계약갱신청구권이 있어도 집주인이 실거주를 주장하며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거주·비거주 차등 등 과세체계를 너무 급하게 바꾸면 전세입자가 피해를 받을 수 있어 보유 전환 등 시간을 더 주고 절충하는 보완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종부세 부담이 전월세 가격에 실제로 얼마나 전가되는지는 종부세와 월세 인상, 인용된 논문의 실제 결론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정부는 원칙은 지키고 예외만 넓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비거주 예외를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안 손질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전부 검토·계획 단계이며 확정된 내용은 아닙니다.

파이낸셜뉴스가 2026년 8월 16일 재경부 실무진을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현행 최대 3년인 비거주 예외 인정 기간을 “최소 1년 이상 늘리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3년을 그대로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4년 이상으로 늘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예외로 인정하는 사유도 직장 발령·자녀 진학 외에 돌봄·양육·부모 부양·질병 치료까지 넓히는 안이 거론됩니다. 다만 기본공제 9억 원 자체는 아직 유동적이어서, 거주 기준인 14억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윤정인 재정경제부 조세개혁추진단장은 “입법예고 의견을 유심히 살펴 수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건영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이번 세제개편의 큰 뼈대인 ‘거주 중심 1주택자 보호’는 견지할 것”이라고 말해,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세율 차등이라는 원칙 자체는 유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더 이례적인 발언도 나왔습니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2026년 8월 17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입법예고를 다시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조건은 “변경되는 정책과 국민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다시 입법예고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재입법예고가 실제로 이뤄지면 9월 초로 예정된 정기국회 제출 일정 자체가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세율 차등이 실제로 세 부담에 얼마나 차이를 내는지는 공시가격 20억 원짜리 1주택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을 비교해보면 감이 옵니다.

공시가 20억 원 1주택의 과세표준 비교공시가 20억 원 1주택의 과세표준 비교현행 (기본공제 12억 원)8억 원개편 후 · 거주 (기본공제 14억 원)6억 원개편 후 · 비거주 (기본공제 9억 원)11억 원※ 세액이 아니라 기본공제를 반영한 과세표준 비교입니다자료: 재정경제부 기본공제 발표(2026-08-03) 기준 자체 계산

같은 집인데도 실제로 그 집에 사는지 여부에 따라 과세표준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다만 이 값은 세액이 아니라 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이라는 점은 구분해야 합니다.

내가 비거주 1주택자라면 지금 뭘 봐야 할까요

지금 비거주 1주택을 갖고 있거나 곧 갖게 될 계획이라면, 확인할 것은 세율이 아니라 내 사정이 예외 네 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취학이나 직장 발령, 질병, 해외 체류로 옮긴 경우이면서 이전 주택에 1년 이상 실제로 거주했다면 예외 ①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세 낀 집을 사서 아직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경우라면, 지금 발표된 조항만으로는 예외를 받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8월 이후 나올 수정안에서 예외 사유가 어떻게 넓어지는지를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세입자 입장이라면 집주인이 세 부담을 피하려고 실거주로 전환하거나 임대료를 올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게 좋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있어도 집주인의 실거주 주장 앞에서는 갱신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기본공제가 12억 원에서 9억 원(비거주) 또는 14억 원(거주)으로 바뀌는 구조 자체는 2026년 세제개편안 총정리에서 표로 정리해뒀으니, 정확한 공제 금액이 궁금하다면 거기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이번 종부세 조정이 속한 부동산 규제 패키지의 다른 축인 집단대출 제한은 8·13 대책 총정리 2026에서 다뤘습니다.

8월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확정되는 것은 아직 없습니다

지금 확정된 것은 기본공제를 거주 14억 원, 비거주 9억 원으로 차등화한다는 원칙과 비거주 예외를 네 가지로 한정한다는 조문뿐입니다. 예외 인정 기간의 연장 폭, 예외 사유 추가, 기본공제 9억 원의 최종 조정 여부는 전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글이 나가는 시점 직후인 2026년 8월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주택공급 대책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여기서 나온 방향이 9월 초 정기국회 제출안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그리고 법제처장이 언급한 재입법예고가 실제로 이뤄지는지가 다음으로 확인할 지점입니다.

409만과 15만이라는 숫자 중 어느 쪽이 맞느냐를 따지는 것보다, 두 숫자가 서로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지금은 더 정확한 정보입니다.

※ 이 글은 2026년 8월 22일 기준으로 확인된 내용입니다. 정부 방침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바뀔 수 있으니, 최종 확정 내용은 기획재정부·국세청 공식 발표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상품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개별 세무 사항은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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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파이낸셜뉴스 — 비거주 1주택 최대 409만호 (단독, 2026-08-12) — https://www.fnnews.com/news/202608121828210933
  • 파이낸셜뉴스 — 거주 중심·주택가액 원칙 유지, 비거주 1주택 예외 확대 (2026-08-16) — https://www.fnnews.com/news/202608161816080620
  • 나라살림연구소 — 2026 세제개편안에 따른 종부세 개편 효과 분석 (브리핑 509호, 2026-08-12) — https://www.narasallim.net/report/910
  • 조세금융신문 — 1세대 1주택 81.6%가 종부세 감세 (2026-08-12) — https://www.tfmedia.co.kr/news/article.html?no=206438
  • 뉴데일리 — 세 낀 집 사면 실거주 의무 미뤄준다 (2026-05-12) —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6/05/12/2026051200103.html
  • 시사저널 — ‘세 낀 집’ 매수 허용해놓고…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2026-08-21) —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84359
  • 헤럴드경제 — “세 낀 집 사도 된대서 샀는데” (2026-08-21) —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47753
  • JTBC/네이트 — “부동산 세제 입법예고 다시 할 수도” (2026-08-17) — https://news.nate.com/view/20260817n15373
  • 이데일리 — 종부세·양도세 입법의견만 3700건 (2026-08-09) — https://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7&newsId=01387446645545680
  • 더퍼블릭 — 8일 만에 의견 6,500건 폭주 (2026-08-12) —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314698
  • 더퍼블릭 — 비거주 1주택 쥐어짜자 세입자가 튕겨 나갔다 (2026-08 하순) —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315420
  • 머니투데이 — 반발 거센 ‘비거주 1주택’ 예외 늘린다 (2026-08-13) — https://www.mt.co.kr/economy/2026/08/13/2026081219505430400
  • 한국세정신문 — 20억 1주택자 보유세 시뮬레이션 (2026-08-09) — https://www.taxtimes.co.kr/news/article.html?no=276325
  • 정책브리핑 — 거주용 1주택, 시가 20억까지 종부세 과세 대상서 제외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9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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