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집계 기준으로 새마을금고·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을 합친 상호금융권 수신이 2026년 상반기에만 27조 8198억 원 줄었습니다.
새마을금고에서 12조 88억 원, 농·수협과 산림조합에서 10조 4356억 원, 신협에서 5조 원 이상이 빠졌습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는 처음 있는 감소입니다.
사상 첫 감소라고 쓰는 기사도 있지만, 정확히는 “1993년 이후 반기 기준 최초 감소”입니다. 그 이전 자료가 아예 없어서 그보다 앞선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왜 지금 이 통계가 논란이 되나
이번 감소는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세 가지가 겹친 결과로 보입니다.
첫째는 증시입니다.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에만 101.1% 올랐고, 6월에는 사상 처음 9,000선을 넘겼습니다.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은 87조 8000억 원에서 121조 6000억 원으로 33조 8000억 원 늘었습니다.
다만 이 흐름은 7월에 뒤집혔습니다. 코스피는 6월 30일 8,476.48에서 7월 31일 6,595.45로, 한 달 만에 22.19% 떨어져 월간 기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이 글이 다루는 27조 8198억 원은 그 이전인 상반기 수치입니다.
둘째는 세제입니다. 2026년 1월 1일 이후 새로 가입하는 상호금융 예탁금부터 비과세 요건이 좁아졌습니다. 만기 도래한 특판 자금이 재예치 대신 증시로 흘러갈 유인이 생긴 겁니다.
셋째는 규제입니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올해 가계대출을 사실상 한 푼도 늘릴 수 없는 처지라, 예금을 적극적으로 붙잡을 유인 자체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한 곳의 수신 감소는 사실 2025년부터 이어져 온 흐름입니다. 2026년 상반기가 새로운 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까지 상호금융 전 업권이 동시에 감소로 돌아섰다는 점입니다.
이 세 가지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998년과 2009년, 상호금융엔 왜 돈이 몰렸을까
이번 27조 8198억 원 감소를 “역대급 위기”라고 부르려면 과거 위기와 비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비교 자체가 반대 방향입니다.
원 기사를 확인해보면 외환위기였던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상호금융 수신 통계가 등장합니다. 다만 두 수치 모두 감소가 아니라 증가였습니다. 1998년 19조 원, 2009년 43조 원이 새로 상호금융권에 들어왔습니다.
즉 과거 두 번의 위기 때 상호금융은 돈이 도망친 곳이 아니라 돈이 몰린 피난처였습니다. 은행이 흔들릴 것 같으니 상대적으로 익숙한 지역 조합·금고로 자금이 옮겨간 겁니다.
이번엔 정반대입니다. 위기라서 돈이 빠진 게 아니라, 증시가 뜨거워서 빠졌다는 설명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이번 통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봅니다. “위기 때문에 이탈했다”는 프레임과 실제 데이터의 방향이 어긋나 있기 때문입니다.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 실제 지표는 어떤가
새마을금고 지표는 나빠지는 중이 아니라 정점을 지나 개선되는 중입니다. 다만 그 수준이 낮지는 않습니다.
행정안전부가 3월 발표한 「새마을금고 2025년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연체율은 2023년 말 5.07%에서 2024년 말 6.81%로 오른 뒤, 2025년 6월 말 8.37%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2025년 말에는 5.08%까지 내려왔습니다.
순손실도 1조 2658억 원으로, 전년(1조 7423억 원)보다 4765억 원 줄었습니다. 2025년 하반기에는 소폭이지만 순이익으로 돌아섰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두고 “적극적이고 집중적인 건전성 관리 결과 연체율 하락, 순손실 감소 등 2025년 말 경영지표 점차 개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다만 이 평가는 새마을금고를 감독하는 행정안전부 스스로가 내린 것이라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균형을 잡자면 이렇습니다. 새마을금고는 2년 연속 적자를 냈고 연체율도 여전히 5%대로 낮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나빴던 순간은 이미 지나갔고, 방향은 개선 쪽입니다. 참고로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금감원 소관)의 2025년 말 연체율은 평균 4.62%였습니다. 다만 새마을금고와 금감원 소관 업권은 연체율 집계 범위가 달라 두 수치를 같은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이 넷 중 신협과 수협은 적자를 냈다는 점에서, 부실 부담이 새마을금고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2026년 들어 새로 불거진 개별 부실 사건은 이번에 확인한 범위 안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2026년 8월 18일 기준으로 확인 가능한 가장 최근 자료는 2025년 실적까지입니다. 행정안전부의 2026년 상반기 실적(잠정)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지난해 기준으로는 8월 말 발표된 전례가 있습니다.
예금은 줄고 대출은 늘었다, 무슨 뜻일까
같은 기간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오히려 11조 2000억 원 늘었습니다. 예금이 빠지는 뱅크런의 전형적인 그림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금융위원회가 7월 발표한 「2026년 6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농협 7조 5000억 원, 새마을금고 2조 4000억 원, 신협 1조 4000억 원 순이었습니다. 예금이 인출되면 대출도 줄어드는 게 통상적인 흐름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두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새마을금고만의 특수한 사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의 「’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2026년 4월 1일)에 따르면, 2025년 관리목표를 크게 초과한 새마을금고에 대해 2026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를 0원으로 설정했습니다. 사실상 올해 새마을금고는 가계대출을 순증시킬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규제가 왜 도입됐고 다른 업권과는 어떻게 다른지는 가계대출 총량규제 관련 글에서 따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새마을금고는 상반기에 이미 2조 4000억 원을 늘렸습니다. 연간 +0원 목표를 맞추려면 하반기에는 그만큼 줄여야 한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예금을 붙잡을 유인은 하반기에 더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 계산 역시 두 자료의 숫자를 겹쳐 본 저희 해석입니다.
대출을 늘릴 수 없는 금고 입장에서는 예금을 공격적으로 유치할 유인도 함께 줄어듭니다. 다만 이건 공식 자료가 직접 밝힌 인과가 아니라 저희가 숫자를 조합해 도출한 해석입니다. 대출을 못 늘리니 예금을 붙잡을 유인도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읽어주시면 됩니다.
빠진 돈은 어디로 갔나
상호금융에서 빠진 27조 8198억 원이 전부 은행으로 옮겨간 것은 아닙니다. 같은 기간 시중 자금 자체가 늘어나는 국면이었습니다.
한국경제가 인용한 6월 말 기준으로 예금은행 총예금은 2281조 4891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2조 원 늘었습니다. 저축은행 수신도 100조 3558억 원으로 1조 3771억 원 늘었습니다. 은행으로 늘어난 돈만 92조 원인데, 상호금융에서 빠진 돈은 27조 8198억 원입니다. 상호금융 이탈분이 전부 은행으로 갔다고 보기엔 규모 차이가 큽니다.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늘어나는 국면에서 상호금융만 그 흐름을 받지 못했다고 보는 편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세제 변화도 짚어야 합니다. 2026년 1월 1일 이후 새로 가입하는 상호금융 예탁금(1인당 3000만 원 이하, 전 상호금융권 합산)의 이자소득에는 원천징수세율이 붙습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2025년 12월 31일까지 이미 가입한 예탁금은 이번 변경과 무관하게 종전대로 비과세가 유지됩니다. 세금이 걱정돼 기존 예탁금까지 서둘러 빼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또한 총급여 70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비과세 혜택이 3년 더 연장돼, 2028년 말까지 가입하는 예탁금도 비과세 대상에 들어갑니다.
조달이 급해진 일부 금고는 한때 높은 금리를 내걸기도 했습니다. 3월 초에는 개별 금고 기준으로 연 4.9%, 연 4.4% 특판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조달이 급한 개별 금고의 한시 상품이었지 업권 평균이 아니었습니다. 6월 기준으로 업권별 정기예탁금 평균 금리(1년 만기)는 농·수협·산림조합 연 3.1%, 신협 연 3.43%, 새마을금고 연 3.53%였습니다. 같은 시점 저축은행 평균(연 3.74%)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상호금융이 금리가 높다는 인상만 보고 움직이면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예금자가 실제로 챙겨야 할 것들
예금자보호 한도는 새마을금고와 신협도 은행과 똑같이 1인당 1억 원입니다. 5000만 원까지만 보호된다는 정보는 낡은 정보입니다.
2025년 9월 1일부터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신용협동조합법 시행령, 농협·수협·산림조합구조개선법 시행령, 새마을금고법 시행령까지 6개 대통령령이 동시에 개정되면서 전 업권 보호 한도가 1억 원으로 통일됐습니다. 2001년 한도가 정해진 이후 24년 만의 상향입니다.
다만 보호를 담당하는 기관은 업권마다 다릅니다. 은행·저축은행·보험·금융투자는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고,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는 각 업권 중앙회가 자체 기금으로 보호합니다. 그리고 같은 금고라도 지점이 여러 개면 합산하지만, 금고 자체가 서로 다른 법인이라 금고별로 각각 1억 원씩 한도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새마을금고 두 곳에 각각 1억 원씩 예치했다면 최대 2억 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질적으로 걱정해야 할 리스크는 원금 손실보다 환급이 늦어지는 불편입니다. 만약 특정 금고가 영업정지되면 채권신고와 실사, 예금자보호준비금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급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립니다. 이 기간에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1인당 2000만 원까지는 긴급생활자금으로 먼저 지급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 위 예금자보호 한도와 비과세 요건은 2025년 9월과 2026년 1월 각각 시행된 내용이며, 이 글은 2026년 8월 18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세부 요건은 가입 시점의 공식 안내를 다시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앞으로 더 봐야 할 세 가지
이번 통계 하나로 상호금융권의 자금 흐름이 구조적으로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앞으로 몇 가지를 더 지켜봐야 합니다.
행정안전부의 새마을금고 2026년 상반기 영업실적(잠정)이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입니다. 지난해에는 8월 29일에 나왔습니다. 이 발표에서 연체율과 손익이 계속 개선되는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입니다.
행정안전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가 함께 꾸린 새마을금고 합동 특별관리 체계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6월까지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이 체계가 더 연장되는지, 그리고 올해 합동검사 대상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57개 금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도 지켜볼 부분입니다.
증시 조정은 이미 한 차례 지나갔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시 조정 국면 이후 은행 정기예금은 늘고 있지만 상호금융으로는 기대만큼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정이 와도 상호금융으로는 잘 돌아오지 않는 흐름이 이어지는지가, 이번 이탈이 일시적인 자금 이동인지 아니면 상호금융에 대한 선호 자체가 구조적으로 낮아진 것인지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상품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상호금융권 상반기 수신 27.8조원 감소” (2026-08-17)
- 한국경제, “예금 빠져나가는 새마을금고·신협” (2026-06-22)
- 금융위원회, 예금보호한도 상향 보도자료
- 금융위원회, 예금보호 1억원 상향 안내(2025-05-15)
- 금융위원회, 「’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2026-04-01)
- 금융위원회, 「2026년 6월 가계대출 동향(잠정)」(2026-07-09)
- 금융위원회, 새마을금고 합동 특별관리 보도자료(2026-01-19)
- 행정안전부, 「새마을금고 2025년 영업실적(잠정)」(2026-03-20)
- 새마을금고중앙회, 예금자보호제도 안내
- 디지털데일리, “새마을금고 순손실·연체율” (2026-03-20)
- 데일리안, 새마을금고 합병·검사 현황
- 새마을금고 고금리 특판 보도 (2026-03-03)
- 한국세정신문, “2026년부터 달라지는 조세제도”
- 국가법령정보센터,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제정·개정이유
- 주간경향, “코스피 사상 첫 9000선 돌파” (2026-06-18)
- 나무위키, “2026년 7월 국내증시 대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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